시력은 대상의 존재와 그 형태를 인식하는 능력이다. 몸이 천냥이라면 눈은 구백냥이라는 말이 있듯이, 시력은 사람의 五感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시력은 1.0, 4/4, 혹은 20/20 등으로 간단히 표시되기도 하지만 이는 시각기능 중의 일부만을 나타내는 수치일 뿐이며 실제로는 여러 가지 측면이 있다.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면 만지는 부위에 따라 코끼리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듯 시력 또한 측정하는 방법에 따라 시력의 정의도 달라진다. 시기능은 복합적인 기능으로서 크게 4가지의 요소로서 가시력(可視力 : minimum visible), 분리력(分離力 : minimum resolvable), 가독력(可讀力 : minimum legible), 판별력(判別力 : minimum discriminable) 등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I. 가시력 (可視力 : minimum visible)
볼 수 있는 능력을 뜻하며 볼 수 있는 최소한의 물체의 크기로 표현된다. 즉 물체나 대상의 유무를 알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어둠속에서 볼 수 있는 최소한의 밝은 점 혹은 선을 나타내기도 하고 (陽 대비: positive contrast), 혹은 백색배경에서 볼 수 있는 최소한의 흑점의 크기 (陰 대비: negative contrast) 등으로 나타낸다. 이때는 형태나 색깔 등의 인식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 능력은 가시최소역(可視最小域 : minimum visibility)으로 표현되는데 그 크기는 백색배경에 나타나는 흑점으로 실험하였을 때 시각(視角: visual angle)이 정상인의 경우 0.5 ∼ 1초밖에 되지 않는다. 1cm 굵기의 전선을 1km 거리에서도 알아 볼 수가 있다. 최소시각은 0.5 ∼ 1초에 지나지 않는다고는 하나 안구내에서 빛의 분산이 일어나므로 망막에 도달하는 상의 크기는 이에 비하여 훨씬 크므로 뒤에 말하는 초시력(hyperacuity)과는 다르다. 가시력은 망막의 예민도와 관계가 있다고도 말할 수 있는데 물체의 크기보다는 光量과 背景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對比(contrast)가 큰 역할을 한다. 한 밤중에는 별을 볼 수 있으나 낮에는 별을 볼 수 없음도 이 이치이다. 이 능력은 임상적으로는 시야검사에 주로 이용되어 진다. 따라서 시야검사도 일종의 시력검사라고 말할 수 있다.
II. 분리력 ( 分離力: minimum separable )
떨어져 있는 두 점이나 선을 두개로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데 해상력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시력이라고 불리우는 능력과 비슷하다. 최소분리시각(minimum angle of resolution : MAR)으로서 그 능력을 나타내는데 이는 분리최소역(分離最小域 : minimum separablity)이라고도 불리워 진다. 정상인의 경우 역치 (threshold)는 30초∼1분이다. 망막의 시세포를 대상으로 계산하여보면 황반의 추체의 크기는 1.0∼4.0μ로서 두 개의 대상이 분리되었음을 인식하고져 한다면 두 개의 상이 망막에 맺히는 거리가 적어도 1.5μ이상 떨어져 있어야 하는데 이 거리는 약 20초의 시각을 갖는다. 그러나 빛의 回折 등에 의하여 광선의 무늬가 발생하므로 임상적으로 측정한 정상인의 최소시각은 30초∼1분이다. 이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란돌트고리(Landolt's rings)이다. (그림 1-1) 이는 1909 년에 열린 유럽국제학회에서 처음으로 국제시력표로 인정을 받았다. 직경이 7.5mm이고 폭이 1.5mm의 고리(ring)를 그리고 그 고리에 1.5mm의 간격을 두었을 때 5m 거리에서 그 간격의 방향을 알아맞출 수는 있으나 이보다 작은 시표를 식별하지 못하는 눈의 시력을 1.0 으로 한다. 5m 거리에서 1.5mm의 간격은 1분의 시각(visual angle)이 된다.
< 란돌트고리 >
시력은 최소시각의 역수로 나타낸다. 5m 거리에서 최소시각이 2분이 되는 눈의 시력은 0.5, 10분이면 0.1, 30초의 최소시각을 갖고 있으면 2.0이 되는 식이다. 임상적으로 측정할 때에는 배경은 흰색으로 하고 고리는 검은색으로 하는데 흑백의 대비가 최대가 된 상태에서 한다. 그 외에 격자무늬(checkerboard), 줄무늬(gratings) 등을 사용하여 분리력을 측정하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줄무늬시력표로 측정한 시력이 란돌트 고리로 검사한 수치보다 좋다. 란돌트 고리는 고리의 끊어진 방향까지 맞추어야 하며 그 방향을 맞추는 기능은 단순한 분리력외의 좀더 복잡한 기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줄무뉘 시력표로 얻어진 역치를 시각으로 표시하고자 할 때 한 周期(cycle)의 반이 시각이 된다.
III. 가독력 (可讀力: minimum recognizable)
글자, 숫자 혹은 형태를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여기에는 눈의 생리적 기능이외에 심리적 요인(지능, 주의력, 경험 등)이 많이 관여한다. 예를 들어 같은 크기의 글자나 형태라 하여도 거꾸로 보여주거나 전혀 보지 못하던 형태를 보여 주었을 때는 그 인식능력은 떨어지고 매우 작은 글자라 하여도 이미 그 글을 알고 있으면 쉽게 판별해 낸다. 이와 같은 능력을 가독최소역(可讀最小域: minimum recognizable 혹은 legible)이라고도 표시한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진용한시력표와 스넬렌시력표와 문자, 숫자, 혹은 동물그림을 들 수 있다. 스넬렌시력표는 여러 가지 크기의 영문 알파벳을 사용한 시표로서 측정거리는 20 휘트이다. 미국의 1피트는 30.48cm로서 20피트는 약 6.1 m 에 해당한다. 시표는 정사각형내에 한변의 길이의 1/5에 해당하는 폭으로 글씨를 쓴 것으로 (그림 1- 2) 각 시표의 글씨폭이 1분이 되는 거리를 피트로 표시하고 이를 시표번호로 하여 20피트에서 번호 20의 시표를 읽을 수 있으면 시력은 20/20, 20피트에서 번호 100의 시표를 읽을 수 있으면 20/100으로 표현한다. 즉 시표의 번호가 100이라면 100 피트에서 1분이 되는 크기이다. 이때 글자와 배경과는 적어도 85% 이상의 대비(contrast)가 있어야만 한다.
< 스넬렌시표 >
IV. 판별시력 (判別視力) (minimum discriminable)
사람이 대상이나 외계를 볼 때 그것이 무엇이냐를 인식하기도 하지만 어디에 있느냐, 움직이느냐, 배열이 정상적으로 놓여져있느냐? 똑바로 놓여져있느냐? 기울어졌는가 등도 본다. 배열시력(vernier acuity), 기울임시력(tilt detection acuity), 움직임시력(motion detection acuity), 입체시력(stereoacuity)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림 1-3). 이러한 기능들은 매우 낮은 시각(visual angle)의 차이에 의하여도 판별이 가능하다. 배열시력(vernier acuity)은 둘 혹은 그 이상의 물체들을 평면에 배열하여 놓고 그것이 일열로 서 있는지의 여부를 판별하는 능력이고 입체시는 물체의 원근을 파악하는 능력, 움직임시력(motion detection acuity)은 물체가 아주 느린 속도로 이동할 때 움직임의 여부를 판단하는 능력, 그리고 기울임시력(tilting detection acuity)은 선이나 물체가 기울어져 있음을 파악하는 능력이다.
< 판별시력: 어느쪽으로 기울어져 있는가, 배령이 바른가 등을 측정한다 >
이러한 능력들은 그 역치(thereshold)가 매우 얕아서 배열시력은 2-10초이고 입체시력은 10-40초 정도이다. 시력(minimum legible)은 50초-1분이므로 이에 비하여 그 역치가 매우 얕다하여 초시력(hyperacuity)라고도 부른다. 인식자체가 한 세포내의 거리(약 20-30초)에서 이루어지므로 분리력, 가독력등과는 다른 기전에 의하여 인식된다고 생각되어지고 있으며 일부 학자들은 이를 시력측정 및 각 질환의 진단방법의 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